얼마 전에 아버님 제사여서 시댁에 다녀왔어요. 어머니께서 거의 준비 및 요리를 다 하시고, 저는 전 부치고 설거지하러 간답니다.
결혼 전에 아버님 제사에 처음으로 갔었던 기억이 나는데, 산적 크기도 다르고 생선 5가지가 제사상에 올라가는 거 보고 깜짝 놀랐었어요^^ 아무래도 고향이 바닷가이신 분들은 생선, 해물류를 제사상에 많이 올리시겠죠?
어머니께서 산적 꼬치구이 재료 준비를 다 해놓으셔서 저는 나무 꼬치에 색별로 이쁘게 끼우기만 하면 됩니다. 양끝에 당근 같은 거 끼우면 벌어져서 모양이 안 이뻐서 부드러운 쪽파를 양쪽에 끼우면 색이 잘 안 맞더라고요.
저희 친정은 산적 꼬치구이 할 때 작게 만드는데 어머니는 큼직하게 하세요~
제가 결혼해서 지금까지 산적 꼬지 재료는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어요. 당근과 쪽파, 버섯과 오양맛살, 소고기와 김치 요렇게 딱 6가지가 들어갑니다~
꼬치에 끼우다 보니까 꼬치가 망가지고 그러더라고요.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... 당근을 살짝 데치는 걸 깜박했어요. ㅎㅎ 어머니도 잊고 저도 완전히 까먹고요. 쪽파는 정말 정말 살짝 데쳐야 돼요. 안 그러면 잠깐 사이에 물려요.
산적에 고기가 빠지면 산적이 아니겠죠~ 어머니께서 밑간을 다 해두셨어요. 빨간 생 소고기 보니까 갑자기 육회 먹고 싶더라고요 ㅋ
우리 딸내미는 산적에 들어간 김치를 좋아해요. 고기랑 잘 어울려서 김치도 빠지면 안 되는 재료랍니다~
어머니께서 산적하실 때마다 양을 줄이겠다고 하시는데 매번 똑같은 것 같아요. 전 종류는 정말 딱 할 때가 가장 맛있고 다음날 되거나 냉동에 들어가는 순간 엄청 맛없어져요...
당일에는 저희 아이들도 산적 등 전을 잘 먹는데 싸와서 집에서 먹을 때는 잘 안 먹더라고요. 이제 집에서 딱 한 번만 먹을 것만 가져와야겠어요~
팬이 커서 3개는 들어가요. 다음에 또 데워 먹을 거라 완전 익히지는 않아요~ 고기가 완전 익지 않고 약한 불에서 서서히 익힐 때만 속까지 다 익더라고요.
전은 요렇게 부치면서 먹는 게 가장 맛있죠~ 어렸을 때 제사가 종종 있었는데 그때마다 전을 하시면 어른들은 하나도 안 드시는데 저는 어리니까 주셨어요^^
끼운 산적이 큰 거 4개, 작은 거는 10개 넘은 듯요. 밀가루 묻힌 후에 계란 푼 것을 묻히는데 계란 15개나 썼어요~ 계란이 엄청 들어갑니다^^ 제사상에 올라갈 산적 완료!
우리 딸이 빚은 동그랑땡! 동그랑땡은 딸이 전담하고 있습니다~ 동그랑땡 재료를 고추에도 넣고 깻잎 속에도 넣고~
고추 속에도 넣었는데 잘 안 익어서 고추는 서서히 익게 계속 놔뒀어요. 한번 찐 다음에 부치면 좋을 듯요~
고추를 갈라서 넣어도 고추 향 나서 맛있어요~
동그랑땡은 시간이 지나서 먹어도 맛나요~
깻잎에 감싸면 깻잎 향이 솔솔 나서 맛있어요~
고추전 계속 놔뒀더니 좀 탔네요 ㅜㅜ , 그다음은 흰 살 생선, 이게 동태살이었나... 요 생선살은 부치기도 쉽고 금방 익어서 좋아요~ 원래 생선살도 두 가지 하시는데 이번에는 한 가지로 줄이셨어요.
저번에 편스토랑 류수영님 보니까 과자 3가지 곱게 믹서기에 갈아서 빵가루처럼 활용하시던데 보고서 와~ 아이디어 좋지 않나요?
불량주부인 나보다 훨씬 주부답다 생각하며 박하선 님을 부러워하고 있는데 남편이.. 과자값이 더 들겠다고 초치더라고요 ㅜㅜ
류수영 님은 제사 지내는지 모르겠지만 제사를 지낸다면 제사상 음식까지 잘하실 것 같아요^^
그때, 먹음직스럽게 과자 빵가루로 흰 살 생선을 튀겨냈었는데 정말 맛보고 싶었어요. 완전 바삭바삭. 치토스 가루 묻혀 튀긴 생성 튀김 정말 맛날 듯요~ 박하선 님은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게 맞아요.
이번에는 새우전~ 바삭바삭한 새우튀김 먹고 싶어요. 어머니께서 새우튀김 너무 맛나게 튀기시는데 이번에는 안 하시더라고요 ㅜㅜ
얼른 새우전까지 다 부쳐내고~
산적은 안 익은 것도 있어서 한번 더 데워서 아이들 먹으라고 줬어요~ 이때 먹는 게 가장 맛있으니까^^
전 다 부치니까 벌써 5시가 넘어서 저녁 준비하고 저녁 식사한 후에 다른 때보다 일찍 제사를 지냈어요~ 평일이라서 남편은 다음날 회사 가야 돼서요~
제사상 놓는 법 쉽게 기억하려면?
제사상 차릴 때, 우리가 평소에 밥 먹을 때의 순서처럼 생각하면 되는데요. 신주(죽은 사람의 위패)를 중심으로 첫 번째 열에 밥. 국, 두 번째 열에 메인 요리 (적), 세 번째 열에 탕 종류, 네 번째 열에 반찬, 마지막 열에 과일 같은 디저트라고 생각하시면 되세요.
학생 때 배운 제사와 관련된 사자성어? 가 있었지요. 홍동백서, 어동육서 이 두 가지는 확실히 기억납니다^^
신위를 북쪽으로 치고 하기에 동쪽은 신위를 마주 보고 오른쪽을, 서쪽은 왼쪽을 말합니다. 이외에도 더 있지만 간단하게 알아보고 갈게요~
홍동백서 : 붉을 과일(진한 색)을 제사상의 동쪽에, 흰 과일(연한 색)은 서쪽에 놓습니다.
어동육서 : 어류는 제사상의 동쪽에 놓고, 육류는 서쪽에 놓습니다.
두동미서 : 물고기의 머리는 제사상의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가게 놓습니다. 집에 따라 반대로 하기도 합니다.
좌포우혜 : 포는 제사상의 왼쪽에 식혜는 오른쪽에 놓습니다.
반서갱동 : 밥(반)은 제사상의 서쪽에, 국(갱)은 동쪽에 놓습니다.
생동숙서 : 날것은 제사상의 동쪽에, 익힌 것은 서쪽에 놓습니다.
건좌습우 : 건한 음식은 제사상의 왼쪽에 습한 음식은 오른쪽에 놓습니다
적전중앙 : 적과 전은 제사상 중앙에 놓습니다.
저희 시댁은 위 기본적인 열을 따르지는 않아요. 아버님이 곶감을 좋아하셨대요. 그리고 매운탕을 너무 좋아하셔서 상에 하루도 매운탕이 빠진 날이 없었다고 하는데 매운탕을 제사상에 올리지는 않았어요.
어렸을 적 저 약과를 참 좋아했었어요. 제사가 있으면 저 약과 먹겠다고 잠을 참다가 결국은 항상 잠들어서 속상해하면 엄마가 큰집에서 저 주려고 챙겨 온 약과를 주시곤 했었어요. 약과를 보면 항상 생각나곤 합니다.
아버님은 오래전에 돌아가셔서, 저는 한 번도 뵌 적이 없어요. 아버님이 계셨다면 며느리인 저를 많이 예뻐해 주셨겠죠?
제사상 앞에 놓인 커다란 문어는 남편이 배낚시 가서 잡은 거예요. 제사상에 있는 갑오징어, 낙지도 배낚시로 잡은 거고 소라는 해루질로 잡은 거여요^^ 막내아들이 맛있는 거 많이 잡아왔다며 아버님께서 좋아하실 듯합니다.
저녁을 너무 많이 먹었더니 제사 끝난 후에는 음식을 못 먹겠더라고요~제사를 생각보다 일찍 지내기도 했고요.
예전에는 제사상에 생선을 5가지나 올려서 제가 깜짝 놀랐는데 다들 많이 안 드시다 보니 3개로 줄였고 어머니께서 이제 도미 활어 1마리만 구입하셔서 쪄서 올리십니다~ 근데 그 도미도 아무도 안 먹어서 찬밥신세가 되더라고요ㅜㅜ
살아있는 도미를 회로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하며 저는 그 도미를 아까워합니다..
어머니께서 나물들이며 갈비찜, 전복찜, 식혜 등등 다 준비해놓으셨어요. 저는 요 날 하루 도와 드리는 것도 허리도 아프고, 다리도 아프고 힘든데.. 어머니는 얼마나 힘드실까요...
어머니께서 하시는 일이라 뭐라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... 가족만 지내기도 하고 가족수도 많지 않아서 제사상 음식 수도 더 많이 줄여서 더 간소화시키면 어머니도 덜 힘드실 텐데...
어머니는 매번 줄이셨다는데.. 항상 보면 거의 줄이지 않으셨더라고요ㅜㅜ.
요즘 제사 음식 주문해서 제사 음식 대행도 많이 하던데 그런 거 하자고 하면 저 혼나겠죠^^ 제사 음식 주문한 후기들 보면 깔끔하게 잘 오더라고요^^
지금은 딸만 있는 집들도 많고, 제사를 안 지내는 종교를 가지신 분들도 계시고, 제사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기도 하고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저희 다음 세대는 제사를 안 지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 같아요.
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'리서치뷰'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, 전체의 35.7%가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응답했다고 하니 3분의 1 정도가 명절을 지내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.
조사 대상이500명이라 정확도는 많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요. 오늘도 건강한 날 되셔요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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